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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AI 때문에 감금당한 사람들의 사연

loop 2008. 5. 30. 18:56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집 못가는 사람들


- 어렵게 복원한 토종닭 지키려 퇴근 없이 감금생활

- 농촌진흥청 가금과 직원 13명, 13일째 집에도 못가


  요즘 축산농가들은 여러모로 걱정이 크다. 곡물가 급등으로 가파르게 오른 사료값 부담과, 한미 쇠고기 협상의 여파, 전국적으로 번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낙심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번진 AI 때문에 퇴근도 못하고 벌써 13일째 닭과 함께 감금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연구하는 충남 천안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가금과 직원 13명이 그들이다.

  이들은 13일째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를 집에 두고 떨어져 생활하고 있지만, 어렵게 복원한 토종닭과 오골계, 오리 등 소중한 유전자원을 지키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닭과 오리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의 사연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국적으로 번진 조류인플루엔자가 우리나라 가금류 유전자원을 연구하는 충남 성환 인근인 평택과 안성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닭과 오리를 연구하는 농촌진흥청 가금과 연구원 13명은 소중한 유전자원을 지키기 위해 벌써 13일째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과 떨어져 감금생활을 하고 있다.  축산과학원 가금과 연구원들의 모습. 한 연구원은 두 손을 합장해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13일째 감금생활하고 있는 연구원들

  우리나라 닭과 오리 등을 연구하는 농촌진흥청 산하 축산과학원 가금과 13명의 직원은 지난 6일부터 벌써 13일째 외부와 차단된 고립된 가운데 닭에 관한 연구생활을 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 위치한 축산과학원 가금과는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연구소와 인접한 평택과 안성에도 AI가 발생되면서 지난 6일부터 소중한 유전자원인 닭과 오리 등에 전염되는 사태를 막고자 가금과 전 직원이 퇴근하지 않고 가금과 종합연구동에서 숙식을 하며 고립된 상태로 근무하기로 결의했다.

  그들의 닭에 대한 사랑은 아무도 못 말린다. 물론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싶지만, 우리나라 가금산업을 지탱해 줄 소중한 자원인 닭과 오리 등의 우수한 종자까지 몽땅 살처분할 수는 없기에 그들의 각오는 단호하다. 오늘도 닭들이 계사에서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보며 가족을 보고싶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

우리 국민에게 영양을  공급해 온 토종닭들. 닭은 우수한 단백질 등의 공급원으로 비교적 가격이 싼 고기로 사랑받아 왔다. 최근 AI의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닭과 양계 농가들. 이들을 위해서라도 안전한 닭고기 소비는 계속해야 되지 않을까?  


  15년 만에 복원한 토종닭 등 반드시 지켜낼 것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가금과에는 지난 15년의 연구 끝에 어렵게 복원한 토종 재래닭을 비롯한 유전적 가치가 매우 높은 오골계 등 종계와 오리 등 1만 1천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며 연구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닭과 오리이지만 방역법상 반경 3㎞ 이내 지역에서 AI가 발생하면 이들도 모두 살처분을 해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기에 이들의 방어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다.

  특히, 가금과 연구동이 있는 곳과 인접한 경기도 평택과 안성 등지에서 AI 발생이 확인되면서 13명의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출퇴근으로 자칫 AI가 전파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퇴근을 포기하기로 결의하고 닭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이 지난 15년간의 끈질긴 노력으로 어렵게 복원에 성공한 토종닭.  AI 발생으로 이들 토종닭이 살처분될까봐 연구원들은 필사적으로 이들 곁에서 지키고 있다. 


 비좁은 숙직실에서 새우잠 자며 버텨

  이들은 종자란 관리와 사료 연구 등 정상적인 연구작업과 더불어 매일 2차례 이상의 방역 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다. 가장 힘든 일은 비좁은 연구동 숙직실에서 13명이 새우잠을 함께 자는 일이란다. 코를 고는 사람에 잠버릇이 특이한 사람도 있지만 이제 적응이 돼 간다고 한다. 식사는 차단방역선 밖에서 공급해 주는 음식을 건네받아 연구동 앞 잔디밭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좁은 잠자리의 불편과 격리 생활의 피곤함만은 아니다. 인근에서 AI가 발생했기 때문에, 자칫 조류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져 연구가 완료된 성숙한 가금류의 외부 반출이 불가능해지고 오늘도 애지중지 동거동락 하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거나 매몰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조바심을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닭과 오리가 자식 만큼이나 귀하고 소중하기에 오늘도 그들 곁에서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신혼의 단꿈을 빼앗긴 직원, 여보 미안해!

  이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외부와 연락은 유지하고 있지만 오늘 결혼한 지 1주년 기념일을 맞은 시험계사 담당 연구원 성현훈(27)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아내는 막중한 일을 하고 있기에 이해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첫 번째 맞는 결혼기념일인데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평생 서운해 할까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의 소중한 토종 재래닭을 지켜야 하는 의무감에 격리생활을 견디고 있지만 첫번째 결혼기념일을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빨리 AI가 진정되어 아내를 보는 날, 멋지게 이벤트를 준비해볼 생각입니다”라며 풋내기 신랑의 아내에 대한 사랑을 자랑한다.

  또한, 가금과 나재천 박사도 “지난 어버이날 부모님을 뵈러 가기로 아내와 약속을 했는데 찾아뵙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고, 매일 전화하여 격려하는 아들의 듬직함에  그나마 피곤을 잊고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격리생활을 하는 직원 중 2명은 여성인데 이들의 불편함은 남자보다 훨씬 크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지키는 것이 단순히 닭과 오리가 아닌 지난 몇 십 년간의 노력으로 이룩한 소중한 가금과 자원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기에 모두들 묵묵히 맡은바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양계농가 걱정하는 연구원 눈가에 눈물이...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이미, 토종 재래닭 3종을 포함한 9종의 닭 900마리와 순계 종란 1천80개, 청둥오리 종란 600개 등을 비교적 안전한 수원과 대관령에 분산 보관하는 조치를 취했다.

  감금생활을 하는 이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무기한 격리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AI가 사라진 이 땅에서 닭들이 마음껏 활보하며 자라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인근에서 AI가 발생한 농가에서 이들의 지원을 받고자 연락이 왔는데 농가를 방문해 현장지도를 해 드리지 못해 농가의 불만도 있어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가고는 싶었지만, 전염병이기에 한번 나가면 가금연구실에는 들어 올 수 없어 지원을 못 나갔는데, 농가가 오해할까봐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들은 “전국적인 발생한 AI가 하루 빨리 진정되어 양계농가의 근심이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는 70도에서 5분간만 끓여도 아무 걱정이 없는데 소비가 줄어 양계농가가 이중고를 겪고 있어 눈물이 난다”며 “마음 놓고 계란과 닭, 그리고 오리고기를 먹어 어려운 이웃인 양계농가를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Tip...


  농진청 축산과학원, AI에 강한 닭·오리 개발에 박차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은 조류인플루엔자에 강한 닭과 오리 품종 개발을 위해 현재 4개 과제를 진행 중이다.

  현재, 가금류의 바이러스 감염에서부터 치료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중 저항성과 증식억제와 관련된 유전자(TLR3, TLR7, IFNα, IFNβ, IFNγ, Mx, MHC classⅠ, MHC classⅡ) 등 총 8개 유전자의 서열변이를 조사해 Mx유전자의 변이좌위 156군데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은 AI 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하여 머지 않아 조류인플루엔자에 강한 닭과 오리 품종을 개량해 닭과 오리를 기르는 농가가 조류인플루엔자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피해를 줄여 보다 안전하게 가금류를 사육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 다음 블로그 베스트기자  김 용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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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신토불이119
글쓴이 : 길s브론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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